더위도 한풀 꺾이고, 한 해도 뒷자락으로 꺾여가는 가을입니다.🍂
분명 12개월의 반은 1월부터 6월인데, 9월쯤 되어야 한 해가 꺾여가는 느낌입니다. '꺾다'라는 말이 뭔가 포기하는 듯해서 느낌이 영 별로였는데, 곱씹어보니 오히려 그래서 마음에 드는 표현이란 생각이 듭니다. 시작이 반이라며 호기롭게 시작한 어떤 것들도 실제로 겪어내다 보면 생각지 못한 변수에 기세가 좀 꺾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마무리를 짓지 않으면 시작한 것만도 못한 것 같죠. 어떻게든 끝을 내고 그 과정을 다시 되돌아보며 아쉬웠던 것은 무엇인지, 잘했던 것은 무엇인지, 다음엔 무엇을 가져가면 좋을지 살피는 것. 결국엔 끝내놓고 되돌아보는 것. 그래서 지금 내가 꺾이든 활기를 펼치든 상관없이, 어떻게든 시작한 것은 마무리를 짓는 것— 그게 바로 '중꺾그마' 정신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요즘은 이런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속에서 조합원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 차입을 이어가고 있지만, 그 협동만으로는 다 감당하기 버거운 짐들이 늘 따라붙습니다. 매각을 결정한 이후로 아직 팔리진 않았지만, 팔린 듯 공간 활용은 더딘 모습이고요. 매각만 결정되면 좀 더 업그레이드된 시즌 2를 기획하며 다시 신나겠다 싶었던 그 마음도, 여러 변수 앞에서 한 번씩 꺾이곤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손 놓을 수도 없잖아요? 자력이든 타의든 버텨내며 하루하루를 만들어가는 것. 그건 바로 우리 마음속에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 자리하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찌는 듯한 더위에 모든 것이 녹아내리듯 쳐져 있던 마음을 다시금 붙잡아, 또 한 번 꺾이지 않고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하루하루를 만들다 보면 또 만나서 "그때 그건 좀 힘들었지, 근데 우리가 그렇게 해결했지" 하며 회상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그날을 고대하며, 오늘도 한 걸음 더 나아가 봅니다. 해빗의 하루가 궁금하다면 놀러와도 좋고, 전화를 걸어도 좋고, 넌지시 글로 물어보셔도 됩니다. 늘 환영이에요 😊 |